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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아버지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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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planet 2023. 9. 24.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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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결혼식장의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주례사가 없어지면서 아버지의 편지가 등장했습니다. 아버지들은 아들에게, 며느리에게 축사를 써서 하객들 앞에서 읽어줘야 하는 숙제가 생겼습니다. 굉장히 부담스러운 시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것은 아들의 결혼식장에서 읽었던 어느 아버지의 편지입니다.


안녕하세요? 신랑 아버지 000입니다.

휴일에 마스크를 쓰고 멀리서부터 참석하는 것이 편하지 않았을 텐데도 불구하고 결혼을 축복해 주기 위해 소중한 시간을 내주신 일가친척 및 내빈 여러분께 양가 혼주를 대신해서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000, 000은 멋진 성인이 되어 결혼식을 하는 오늘 모든 하객들 앞에서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갈 것을 약속했음을 잊지 말고 손 꼭 잡고 잘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축사를 시작합니다.

사랑하는 아들 00아.

네가 세상에 태어난 날 자고 있는 네 모습을 보며 언제 커서 입에 짜장면을 묻혀가며 같이 먹을 수 있을까? 상상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 날 네 키가 아빠보다 더 커져 버렸다는 사실을 깨닫고 네가 얼마나 자랑스럽고 뿌듯했는지 잊을 수가 없다. 항상 어린애 같았는데 이렇게 결혼까지 하는 것을 보니 이제는 널 바라보기만 해도 든든할 것 같다.

벌써 32년이 흘러 이렇게 결혼을 하고 축복을 받는 것이 네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로 기억되길 바란다.

이제는 우리 며느리, 00아!

네가 우리 집을 처음 방문해서 인사하고 돌아간 후 우리 가족은 모두 다 얼마나 기쁘고 행복해했는지 잊을 수가 없다. 그날 우리집 대장 엄마는 너와 함께 할 저녁을 준비하면서 얼마나 정성을 들이던지 내가 아직 받아보지 못한 예쁜 저녁상을 네가 먼저 받았단다. 우리 가족이 되어 고맙고 환영한다.

00아! 그리고 아들 00 잘 부탁한다. 지금은 괜찮아 보일지 모르지만 부족함이 많은 아들이다. 너의 자상함과 따뜻함으로 이해하고 용서하며 잘 데리고 살아주길 바란다. 아울러, 딸 00 이를 바르고 훌륭하게 성장시켜 좋은 인연을 맺게 해 주신 사돈 내외분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끝으로 

아빠가 너희 부부에게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

지상에서의 천국은 행복한 가정이라는 말이 있는데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가장 쉬운 비결은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이다. 직장문제, 애들 교육문제, 가정문제 등 살다 보면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할 일이 자주 생기게 마련인데..

00아! 

무슨 일이든 반드시 꼭 아내와 상의해라. 아내들은 절대 자기 남편이 손해 보는 결정을 하지 않는다

00아! 

남편이 어떤 일을 상의해 오면 일단은 잘 들어주고 결정은 네 마음대로 하거라. 듣고 결정하는 것과 듣지도 않고 결정하는 것은 천지차이라는 것을 기억해 주기 바란다.

하객 및 양가 친척 친지 여러분,

새롭게 출발하는 부부의 힘찬 첫발을 함께 해 주시고, 결혼식을 끝까지 빛내주심을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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