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대한민국 교육 현장에서 아들을 모두 대학생으로 키워낸 워킹맘이자, 30년 넘게 직장에서 수많은 행정 정책을 다뤄온 실무자의 시선으로 볼 때, 새로운 정책이 시행되는 과도기에는 늘 현장의 혼란과 사각지대가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최근 유아 학부모님들 사이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은 단연 '유아 대상 영어학원(영유) 레벨테스트 전면 금지' 조치입니다. 정부는 사교육 과열과 영유아의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를 막기 위해 2026년 10월부터 이른바 '4세·7세 고시'로 불리는 유아 대상 학원 입학 및 분반 시험을 엄격하게 차단했습니다.
그런데 당장 가을 학기 입학이나 월반을 위해 10월 이전에 이미 레벨테스트를 치른 7세 아이들의 시험 결과는 유효한 것인지, 기존 재원생들의 주기적인 승급 시험은 어떻게 처리되는 것인지 행정적 잣대가 모호하여 학부모님들의 문의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교육부의 「학원법 시행령」 개정안을 바탕으로, 가장 헷갈려하시는 '10월 이전 응시 시험의 효력'과 '합법적 진단 행위의 경계', 그리고 '위반 시 행정처분 기준'을 명확히 팩트체크해 드립니다.

이번 「학원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의 핵심은 특정 능력의 수준을 서열화하여 입학의 컷오프로 사용하는 모든 행위를 원천 차단하는 데 있습니다.
○ 모든 형태의 평가 제한 : 단순히 종이를 주고 푸는 필기시험뿐만 아니라, 원어민과의 구술, 실기, 면접시험 등 아이들의 특정 능력을 검증하고 줄 세우는 일체의 평가 행위가 모두 제한됩니다.
○ 개인과외교습자 신고 의무화 : 기존에는 대형 유아 영어학원에 규제가 집중되어 있었으나, 사각지대로 풍선효과가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2026년 10월 1일부터는 유아를 대상으로 과외교습을 하려는 자(교습소 포함) 역시 관할 교육청에 반드시 신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의무가 적용됩니다.
실제 학부모님들이 가장 혼란스러워하는 부분입니다. "우리 아이는 9월에 이미 가을학기 분반테스트를 치렀는데, 10월에 개강할 때 이 점수로 반 배정을 받는 것이 불법인가요?"
○ 행정법의 불소급 원칙과 실무 적용 : 원칙적으로 법령은 시행일인 10월 1일 이후의 행위를 규제합니다. 따라서 10월 이전에 합법적으로 치러진 시험 행위 자체를 무효로 처벌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10월 1일 이후에 해당 과거 시험 점수를 근거로 '새로운 분반이나 입학 여부(합격/불합격)'를 결정하고 통보하여 실행하는 행위는 개정된 법령의 '서열화 금지' 취지에 정면으로 위배되어 행정 제재의 대상이 될 소지가 큽니다.
○ 기존 재원생 승급 시험 역시 금지 : 이미 다니고 있는 재원생이라 하더라도 10월 이후에 상위 반(Top반 등)으로 올라가기 위해 정기적으로 치르는 레벨테스트는 명백한 '분반 목적의 평가'에 해당하여 전면 금지됩니다. 학원 측은 점수제 시험 대신 다른 형태의 맞춤형 교육 지원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시험이 전면 금지되다 보니 일부 학원가에서는 '단순 진단', '체험수업', '놀이 관찰' 등의 이름으로 우회로를 찾고 있습니다. 이 경우 명확한 허용 기준을 알아야 편법에 휘둘리지 않습니다.
○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진단 행위' : 학원 '등록 전'에 입학 여부를 결정짓기 위해 아이를 테스트하는 진단은 불법입니다. 하지만, 일단 무시험으로 '등록을 마친 후'에 학생의 성향을 파악하고 적절한 교육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실시하는 관찰이나 면담 형태의 진단은 합법적인 행위로 인정됩니다.
○ 사전 동의 필수 : 등록 후 이루어지는 관찰·면담 진단이라 할지라도, 임의로 진행해서는 안 되며 반드시 학부모의 사전 동의를 구한 시에만 예외적으로 가능합니다.
교육부는 이번 개정안을 단순한 권고 사항으로 두지 않고, 매우 강력한 행정적 제재 수단과 감시 체계를 동원하여 제도를 현장에 안착시킬 계획입니다.
○ 위반 시 최대 300만 원 과태료 : 법령을 위반하여 유아 대상 모집·분반 시험이나 평가를 실시한 학원에는 1회 적발 시 100만 원부터 시작하여, 위반 횟수가 누적됨에 따라 과태료가 가중 부과되어 최대 300만 원까지 부과됩니다.
○ 신고 포상금(파파라치) 제도 도입 : 위반 학원의 꼼수를 근절하기 위해, 불법으로 시험이나 평가를 실시한 행위를 관할 교육청에 신고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기준을 새롭게 마련했습니다. 이로 인해 내부 고발이나 학부모 제보가 활성화되어 편법 시험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녀에게 더 좋은 교육 환경을 제공하고 싶은 부모의 마음은 한결같습니다. 하지만 유아기의 과도한 레벨테스트는 아이의 뇌 발달에 심리적 부담을 주고 교육의 본질을 흐리게 됩니다. 가을 학기 입학이나 설명회를 앞두고 학원에서 은연중에 '입학을 위한 놀이형 테스트'나 '사전 레벨 면담'을 요구한다면, 이는 명백한 학원법 위반 꼼수임을 명확히 인지하셔야 합니다. 합리적인 공교육·사교육 환경 조성을 위해 학부모님들께서 먼저 개정된 법령의 기준을 이해하고, 부당한 평가 요구에 단호하게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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