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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도련님 헌정곡

by 소소planet 2023. 8. 1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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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다림 끝에 그 결과가 오늘이다.

학교 간의 협정이나 교육 재단을 통하여

학생이 소속된 학교가 아닌 다른 학교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제도를 교환학생이라 한다.

둘째는 중3이다.

둘째가

오늘 오후에 인천공항을 통해 혼자서 미국 버지니아주 교환학생으로 출국한다.

어제는 전국이 태풍 카눈으로 긴장감 속에

우리 집은 캐리어 2개에 물건을 넣었다, 뺐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둘째 딸내미도 이젠 현실을 인지하고 느껴지는지 자기 방에서 눈물을 보인다.

드라마, 영화에서는

애들 엄마가 같이 따라가던데

현실은 혼자서 앞으로 모든 것을 감당해야 하니

걱정으로 마음은 무겁다.

그저 무탈하게 잘 지내다가 내년 6월 인천공항에서 크게 웃으면서 만났으면 좋겠다.

저 넓은 미국! 어린 소녀가 홀로 떠나갑니다. 동양의 소녀가 꿈을 위해 갑니다.

 

오늘 그녀가 홀로 미국으로 떠납니다.

집안마다 어떤 내력이 있는 듯 합니다. 그녀의 집은 모두 유학생 출신입니다. 교환학생, 유학생 출신입니다.

독립정신과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에 두려움이 없어 보입니다.

부모 간섭을 싫어하고 자신의 삶을 개척해 갑니다.

어떤 이는 그게 한국정서상 인정이 없어 보인다고도 하지만 20살이 넘으면 부모를 떠나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경제가 어려워 취업포기나 취업을 꼭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지닌 청년들을 많이 봅니다.

그래서 고립감을 느끼거나 외로움을 느끼는 청년을 위한 사업 발굴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노력하고 있나 봅니다.

오늘 인천공항이 눈물바다가 될까요?

그는 막내인 둘째 딸을 끔찍이 사랑했습니다. 어린 딸을 낯선 곳에 홀로 보내는 부모의 마음을 어찌 헤아려 보겠습니까?

그들의 마음은.....

오로지... 부모와는 다른 삶을 살아가기를 열망하는 게 아닐까요?

그녀에게 이 시를 헌정합니다.

[ 담쟁이 ]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 도종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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